세계 유일의 진안 가위 박물관(2편)
전라북도가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2001년 진안군 용담면에 댐을 건설했다. 수몰 예상 지역에 포함되었던 용담면과 정천면의 문화유적을 1998-99년에 걸쳐 원광대학교 마한 백제 문화 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하던 중 용담면 수천리에서 고려시대 가위가 분묘에서 출토되었다. 그래서 출토된 그 지역의 지명을 가위 이름에 붙여 '수천리 가위'라 불렀다. 고려시대 분묘 중 하나의 무덤 내에 철제 가위가 2점 이상 출토된 것은 수천리 가위가 유일하다.
진안군에서는 고려시대 가위인 수천리 가위가 진안에서 출토된 것을 계기로 가위 박물관을 기획하게 되었고, 마침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랫동안 가위를 수집해온 소장가의 가위를 기증받아 2017년 12월 진안 가위 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수천리 가위는 철제 가위로 오늘날과 모양이 유사한 형태다. 따라서 왜 진안군에 가위 박물관이 생겼는지 짐작하실 것이다. 또한 암마이산과 숫마이산이 가위의 모양과 비슷하여 마이산 밑에 박물관을 세웠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이산에 관광객이 많은 만큼 두루두루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산 근처에 박물관을 세웠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외국 가위를 살펴보자. 먼저 영국 '조지 4세 가위'가 있다. 영국 조지 4세는 1820년에서 1830년까지 재위했다.
영국 조지 4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방탕한 생활과 사치로 도덕적인 영국인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가위는 영국의 조지 4세가 소유했던 가위라는 점과 영국의 골동품 감정평가 TV 프로그램인 (4 ROOMS)에 소개되어 감정단의 찬사를 받은 명품이다. 더욱이 "이 가위는 조지 4세를 위해 만들어졌고 그가 소유했었다"라는 꼬리표가 함께 존재하고 있어 가위의 평가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가위의 소재는 철이며 식물 줄기 모양을 따라 금을 상감하여 화려함을 더했다. 영국 공방에서 만든 캘리그래피 가위라는 점에서 역사적 희소성과 중요성이 강조되는 걸작이다.
영국 한나 가위에서 한나는 영국 역사상 가장 부유한 상속녀 중 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 바론은 영국 금융가이자 당대 최고 부호였던 나단 로스차일드의 4남매 중 막내였다. 독일 출신 유태계인 로스차일드 가문은 18세기 영국 정부가 프랑스 나폴레옹과 전쟁을 위해 필요했던 군자금을 빌려주고 국채에 투자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를 기반으로 로스차일드 가문은 거대한 유럽 금융 세력으로 성장해 오늘날까지 세계 경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론의 유일한 상속녀였던 한나가 주문 제작해 사용했던 가위, 한나 가위는 정교함 뿐 아니라 미적 아름다움까지 갖춘 하나쯤 갖고 싶은 가위다. 손잡이가 왕관 모양이어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위 사진은 포도 가위다. 포도 가위는 유럽의 식문화를 알 수 있는 가위다.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풍요롭고 화려한 과일로 여겨진 포도는 시지만 달콤한 맛 때문에 유럽에서는 저녁 식사 후 디저트로 포도를 즐겨 먹었다. 19세기 유럽의 귀족들은 식탁에서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행위를 품위가 없다고 여겼고, 식탁 예절을 중요시 여겼던 그들은 포도송이에서 포도알을 손으로 떼어먹지 않기 위해 포도 가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포도 가위는 기능과 디자인을 접목해 은으로 만든 화려한 포도 가위로 다른 그릇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으며, 유럽 귀족사회에 유행시켰다. 내일 계속 가위 이야기를 이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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